데미안 허스트 : New Religion - 구하우스

오늘은 지난 포스팅에 이어 갤러리 구하우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데미안 허스트 : New Religion> 전을 소개합니다. 

 

구하우스

Damien Hirst : New Religion

구하우스의 12번째 기획전의 주인공은 '존재의 삶과 죽음'을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데미안 허스트입니다. New Religion은 그가 2005년에 발표한 작품집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집은 여행용 트렁크 같은 형태를 하고 있는 서랍이 달린 수납장에 회화, 조각, 실크스크린 등 40여 점의 담겨 있는데 이중 25점이 구하우스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으며 약품, 의료품을 소재로 사용한 연작들이 그의 대표작입니다. 

 

<New Religion>에서 그의 작품은 현대 사회의 새로운 종교를 이야기 합니다. 즉 약품들과 기독교적 상징들을 연결시켜 오늘날 과학(의학)이 이전의 '종교'적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인 팬데믹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의학으로의 극복을 시도하고 있는 이 시기에 15년 전 데미안 허스트가 작품을 통해 전하던 메시지들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데미안 허스트와 YBA(Young British Artist) 

데미안 허스트는 1965년 영국 출신으로 골드스미스대학교를 나왔습니다. 대학원생 시절인 1988년 영국의 한 공장을 빌려 '프리즈(Freeze)'라는 제목의 기획전을 선보입니다. 이 전시를 계기로 영국 미술은 국제 미술계에 부곽되기 시작하였으며 포름알데히드를 재료로 사용하고, 죽음과 부패를 소재로한 작품을 발표해 1995년 터너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설치작품, 회화, 조각 등 다양한 형태의 미술을 선보였으며 광고계의 거물인 찰스 사치가 많은 작품을 사들이기도 하였습니다. 

 

데미안 허스트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YBA입니다. YBA는 Young British Artists로 1980년대 말 이후 나타는 젊은 영국 미술가들을 지칭합니다. 이들은 전통적인 재료를 이용한 작품들을 배제하고 신개념미술을 추구합니다. 세기말적 고뇌나 인간의 욕망과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작품을 제작하며, 작가의 독창성보다는 전통 미술의 변형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며 실험 정신을 갖고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YBA에는 데미안 허스트. 마크 퀸, 존 아이삭, 길버트 앤 조지, 제이크 앤 디노스 채프만 형제, 게리 흄, 안토니 곰리 등의 작가가 포함됩니다. 

 

 

주목할만한 작품

십자가상(the Crucifix) : 그의 작품집 안에 구성품이기도 한 이 작품은 나무를 소재로 한 십자가에 다양한 모양과 색의 알약이 가로와 세로로 촘촘하게 박혀 있습니다. 십자가와 알약을 소재로 사용해 약에 대한 믿음이 종교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숙명(The Fate of man) : 이 작품은 해골의 앞니가 빠져있습니다. 치아의 배열을 보아 유치가 빠진 것이지요. 이는 실제 12살 어린이의 해골을 은으로 주조한것으로 '죽음이 나이와 관계없다'는 것을 말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료로 사용된 은의 색이 점점 더 죽음을 상징하는 검은색으로 변하여 죽음이 인간의 숙명임을 상기시킵니다. 

성심(The Sacred Heart) : 이 작품은 면도칼, 수술용 메스, 주사바늘등이 심장에 마구 꽂혀있는 형태입니다. 질병과 고통, 죽음에 대한 희망을 종교로 찾았던 과거와는 다르게 이를 의학이 대신하고 있는 오늘날의 위축되어버린 종교를 의미합니다. 

성체(The Eucharist) : '파라세타몰'이라는 진통해열제가 흰색 거대한 알약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는 대리석으로 진통해열제를 거대하게 만들어 놓은 작품으로 과학으로 인간의 고통과 괴로움을 해방시키겠다는 약속을 상징합니다. 

 

이번 전시는 2021년 4월 29일부터 2022년 3월 27일 까지이며, 구하우스미술관 제2 전시실에서 볼 수 있습니다. 11월부터 2월까지는 동절기로 월, 화요일은 휴관이니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